본문 바로가기

가오슝, 미지의 세계로. 여행 3일 차, 금요일 아침. 역시나 눈이 일찍 떠졌다. 마음은 조금 편안해졌지만, 아직 새로운 환경에 긴장한 상태여서였을까. 아니면 저 멀리 가오슝으로 떠나는 날이어서였을까. 미지의 세계로 떠나는 여행이라 조금은 두려웠지만, 동시에 꽤나 기대되고 흥분되기도 했다. 가지고 온 짐이라고는 백팩 하나와 삼각대 케이스, 두 바퀴 달린 20인치 캐리어 하나가 다였으니, 챙길만한 짐도 별로 없었다. 물론 두 가방 모두 그리 크지 않았던 터라, 이것저것 꽉꽉 눌러 담아야만 했지만. 스탭 친구들에게 다음 주에 보자는 얘기를 하고, 짐을 챙겨 들고 길을 나섰다. 비가 부스스 떨어지는 아침이었다. 시먼딩의 아침, 역시 명동과 같은 곳이어서일까, 열려있는 가게도 돌아다니는 사람도 그리 많지 않았다. 몇 블럭쯤 걸어 근처에.. 더보기
결국, 사람의 차이다. 얼마 전 꽤나 화제가 되었던 글이 있다. 빈촌과 부촌에 각각 피자배달을 하며 느낀, 빈부에 따른 사람들의 차이에 관한 알바생의 수필. 부촌 아파트에 배달을 가면 사람들 배달직원을 예의 바르고 친절하게(아이들도 마찬가지) 대하고, 재개발촌 주택가에 배달을 가면 대체로 막 대한다는 내용이었다. 물론, 돈이 많으면서 개차반인 경우도, 가진 것은 조금 적지만 인품이 훌륭한 사람도 많다. 다만 빈부에 따라 인격의 수준이 높고 낮아지는 경향(tendency)이 있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필자도 개인적으로 그 글에 공감한다. 게스트하우스 매니저 생활을 하면서도 느낀 것이지만, 사실 그것을 가장 극명하게 느낀 순간은 비행기를 탈 때였다. 여행작가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작년 초부터 지금까지 여행, 출장, 강.. 더보기
고교 자퇴 후, 어른이 되며 깨달은 몇 가지 사실들 우리가 다니는 학교의 교육모델은 산업혁명 때 만들어졌다. 그리고 거의 바뀌지 않았다. 지금의 시스템은 산업혁명 시절 독일에서 만들어졌다. 기계화되고 분업화된 공장에서 일할 일꾼들을 대량으로 생산해내기 위해서. 그게 대서양을 건너 미국으로, 태평양을 건너 일본으로, 일제시대를 통해 한국으로 건너왔다. 한국 공교육 시스템 하에서 교육받은 모든 사람들은 200년 전에 개발된 방법으로 교육받았다는 얘기다. 물론 새로운 사실들과 현상들이 발견되면서 교과서의 내용은 달라졌을지라도, 그 근간이 되는 목적과 방법은 달라지지 않았다. 당신이 산업혁명 시절에 만들어진 공장이 아닌 곳에 취업했다면, 학교에서 배운 것들을 제대로 못 써먹는 건 당연한 현상이다. 학교는 교육기관을 가장한 훈련/교정기관이다. 학교는 국민들의 인격..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