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엔 전자상가에 다녀왔어요. 작년 가을에 망가진 노트북 화면을 고치려고, 부품을 새로 사왔거든요. 떨어뜨린 적도 없는데, 어느 날인가 꽤 오래 작업을 하고 껐다가 켜니까 잔상이 남고, 빨간 색이 전혀 안 나오더라구요. 어디 특별히 가야할 곳도 없었고, 항상 큰 모니터에 연결해서 데스크탑처럼 사용했기 때문에 수리가 급하지 않았었어요. 한참 그렇게 두다가 이제야 패널을 고친 건 3월 말과 4월 중순에 제주도와 베트남 출장일정이 잡혀서였죠. 사용하던 맥북은 대학교에 입학한 동생에게 주어서 이녀석 말고는 노트북이 없었거든요.
부품을 사서 집에 와서는 케이스를 슥슥 분해하고, 나사 네개를 푼 다음에 화면을 교체하고 조립했죠. 10분도 안 걸렸던 것 같아요. 사실, 노트북 고치는 것도 전구 바꾸는 것처럼 간단하거든요. 그렇게 수리를 하고 나니 언제 망가졌었냐는 듯이, 너무나 멀쩡했죠. 사람 마음도 그렇게 간단하게 괜찮아지면 얼마나 좋을까요. 부품 바꾸듯, 깔끔하게 나을 수 있잖아요. 몸살에 걸려 아픈 것보다, 마음이 아픈 게 더 심하게 아픈 거거든요.
요 며칠은 얼마 전 세계일주를 하고 돌아온 친구의 엽서 디자인을 도와주느라 조금 바빴어요. 이제 곧 인쇄에 들어갈 거랍니다. 몇년 전에 여행엽서를 처음 만들 때의 기억이 떠올라서 피식 웃곤 했죠. 내일 점심에 카페에서 보기로 했답니다. 커피 한 잔 하면서 마무리하려구요. 어쩌다보니 오늘도 늦게 잠에 들겠네요.
또 올게요, 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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