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핸드 그라인더와 프렌치 프레스를 사 왔어요. 커피를 워낙 많이 마시는 터라, 소분된 분쇄원두로는 감당이 안 되었거든요. 그리고 믹서기로 갈아 내리는 건 뭔가 느낌이 좀 그랬구요. 또, 원두를 블렌딩하는걸 좋아하기도 하거든요. 사실 그라인더만 사려고 했는데, 프렌치 프레스를 끼워 팔길래 같이 주문해봤답니다. 쓸 일 없으면, 좋은 디자인 소품이 되겠지 싶은 생각으로요.
그런데 이 녀석, 꽤나 다재다능한 놈이었네요. 핸드드립이랑은 또 다른 맛이 나면서, 진하게도, 연하게도 내릴 수 있더라구요. 그라인더에 스티머까지 붙은 에스프레소 머신을 살까 했는데, 또 혼자 마시는데 굳이 설거지거리 늘리기도 애매하고 해서 구입을 미뤘거든요. 그래서 집에선 항상 아메리카노만 내려 마셨죠. 가끔 카누같은 가루커피에 코코아를 섞어서 모카를 만들어 먹기도 했지만요. 우유거품을 낼 수 없다는 게 참 아쉬웠어요. 그러다 프렌치 프레스가 새로 들어왔고, 그래서 시도해본 게 라떼였어요. 아직 에스프레소 머신은 없어서, 가루커피를 써야하기는 했지만, 우유를 데워서 몇 번 펌핑을 해 주니까 고운 우유 거품이 만들어지더라구요.
제주도에서 지낼 땐, 스타벅스가 집 앞에 있어서 좋았는데, 서울 집은 어딜 나가든 버스를 타야 해요. 그래서 항상 아쉬웠던 게 라떼를 마시기 힘들다는 거였어요. 그런데 참 신기하게 프렌치 프레스로도 충분히 훌륭한 라떼가 나오네요. 에스프레소 머신은 장바구니에서 지울까봐요.
세계여행자 친구의 엽서가 인쇄에 들어갔어요. 아 엄밀히 말하면 오늘 주문을 했죠. 내일 아침엔 인쇄소와 컨택해서 파일체크하고 주문사항을 명확히 다시 전달해야할거같아요. 텍스트 파일로 메모를 올렸지만, 종류가 50종이나 되거든요. 아, 바빴던 한 주가 지나고, 새로운 한 주가 시작되네요.
참 다채로웠던 지난 주처럼, 이번주도 좋은 일만 가득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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