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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도 괜찮아질 수 있을까

#2_아, 봄이구나


그저께와 어제는 연달아 점심 약속이 있는 날이었어요. 그런데, 하필 그 타이밍에 디자인 작업을 맡긴 업체에서 급한 일을 부탁하는 바람에, 새벽같이 일어나서 작업을 하고, 밥을 먹고 돌아와서 오후 늦게 피드백을 받아서 수정을 해야만 했죠. 참 오랜만에 느껴보는 바쁜 느낌이었어요. 뭔가 바쁘게 부지런히 일을 끌고 나갈 기운이 없었던 탓이 크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분명 피곤할 텐데도 기운이 나는 그런 일들이 생기더라고요. 내가 혼자 벗어나지를 못하니까, 그런 저를 지켜보는 신이 참 안타까웠나 봐요.

날씨가 갑자기 더워져서, 겨울이 다시 올 때까지 코트를 입을 날은 몇 번 없을 것 같아요. 아, 봄 옷도 좀 사야 하는데. 정신없어서 쇼핑은 못 하고 있답니다. 우울증이 있다는 사실과 더불어, 맡겨진 일이 많다는 사실이 제게 큰 부담으로 다가올 때도 있거든요. 조금씩 기운을 내고 있지만, 아무래도 잊어버리거나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일들이 생기네요. 내가 힘들다고 해서 디자인 작업을 지연시킬 수도, 고객에게 상품 발송을 안 할 수는 없으니까요.

돈이 들어오는 일로는 영상을 만들고, 사진을 찍고, 쇼핑몰을 운영하는 일이 있답니다. 그 외에 가끔씩 다른 일을 맡아서 하게 되기도 하고요. 우울한 느낌이 심해질 때면 이따금씩, 불면증이 같이 오는 경우가 있어요. 참 묘해요. 어떤 때는 그냥 잠만 자고 싶을 때가 있는가 하면, 도저히 잠들지 앉못하는 날도 있거든요. 사실, 컨텐츠를 만드는 작업을 할 때엔, 불면증이 있다는 사실에 참 감사하기도 했어요. 침대에 누워도 어차피 잠들지 못하는데, 할 일이 손에 잡혀있다는 게 다행이라면서요. 앉아서 머리를 쓰는 일이니까, 그렇게 부담스럽지는 않거든요.

진짜 부담스러운 일은, 밖에 나가야만 하는 일이에요 사실. 그런데 이번 주엔, 예쁜 옷을 입고, 머리도 예쁘게 만지고 아침부터 나가야 하는 약속이 두 개나 있었고, 그 와중에 급한 업무를 여러 개 처리해야만 했지만, 생각보다 그리 피곤하진 않네요. 조금씩 나아지는 것 같아서 다행이에요. 날씨가 풀려서 그런 것 같기도 하구요.

비가 오더니 오늘 내일은 춥다네요. 코트 입을 수 있을 때 한 번이라도 더 입어야겠어요. 동네 마트라도 다녀올까 봐요. 일 끝내고 보니 새벽 세 시네요. 맥주 한 캔 딱 하고, 자야겠어요: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