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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딱하고 지극히 현실적인

얽힌 기억, 얽힌 사진

보면 안 되는 사진 중 하나. 치싱탄, 비 오던 날

Canon EOS 5D Mark 2, 28-70L

Photograph by Johnny Kim



그런 게 있다. 그.. 굳이 단어로 표현하자면 "얽힌 기억"

아련하고 강렬한 기억들이 잠잠히 숨어있다가
어떤 음악이나 사진, 냄새에 이끌려 확 튀어나오는 그런.


난 작년 캄보디아 작업때 윤하 노래를 참 많이 들었었는데
버스든 비행기든 어딘가에 가는 길에 그 노래가 툭 튀어나오면
캄보디아의 모든 기억들이 딸려나와 한참 생각에 잠기곤 한다.


정말 신기한 게 그거다. 그냥 생각하려면 잘 생각나지 않는
기억들인데, 그렇게 묶여서 딸려나오면 정말 작은 감정의
디테일과 말, 목소리까지 눈 앞을 스치고 지나간다.


좋은 기억들이야 얼마든지 튀어나와도 좋은데 어 음.... 어...


사진찍는 사람이라 그런 사진이 좀 많다. 사실 내 사진앨범은
지뢰밭이다. 뭉클하고 아리고 울컥하는 기억들을 담은 사진들이
온 군데에 널려 있어서다.


잘못 건드리면 가끔은 잠도 못 자고 살짝 맛이 가 버리는

그런 사진들도 있다. 근데 꼭 그런 게 잘 나와서 지우진 못한다...


작업하다 폴더 잘못 열었다.
보면 안 되는 사진을 봐 버렸다.
아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