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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딱하고 지극히 현실적인

스무살에게 빚을 권하는 나라, 대한민국


 집값이 오르고, 사람들이 집을 산다. 국가는 나서서 이자율 낮춰줄 테니

돈 빌려 집 사라고 얘기한다. 집값은 계속 오를 거라는 달콤한 말로 유혹하면서.

그러다 집값이 한 순간에 폭락했고, 시세 차익을 노리고 빚을 내어 집을 산

엄청난 숫자의 중산층 사람들이 채무 불이행자가 되었고 돈을 돌려받지

못한 은행도 망했다. 미국, 일본, 그리스, 스페인 대한민국 등등,

최근 일어난 세계 경제위기의 공통된 원인이다.


 부동산 얘기로 말을 시작했지만, 내가 하려는 말은 대학 등록금 이야기다.

흔히들, 진담 반 농담 반으로 '소 팔고 집 팔아 부모님이 대학에 보내주셨다'는

말을 한다. 요즘엔 소 팔고 집 파는 것에도 부족해서 돈을 빌려 대학에 가고,

국가에서도 발 벗고 나서서 "낮은 이자에 돈 빌려줄테니 대학 가 학생"이라며

이제 갖 스무살이 된 학생들에게 채무자가 되라고 부추긴다.


 물론 합리적인 선택이다. 빚을 내어 '강의'라는 서비스를 구매하고, 그것으로

인해 본인의 가치가 부채보다 많이 올라간다면 말이다. 그러나 부동산

가격처럼 대학 졸업장의 가치가 폭삭 떨어진다면. 아니 더 단순하게는,

대학을 갖 졸업한 사람들이 빌린 돈을 갚는데 큰 어려움을 겪는다면.


금수저 은수저 물고 태어나지 못한 죄로

20대~30대 청년층이 폭삭 무너진다.




 청년 실업, 저 출산율 모두 2~30대 청년이 하기에 달렸다. 내가 낼 모레

스무살이라서 이런 얘기를 하는게 아니다. 청년들에게 힘이 있어야 한다.

청년들이 살기 좋은 나라여야 한다. 경제활동 인구 중 20대부터 40대의

생산력이 국가 경쟁력이다. 평균적으로 돈을 제일 많이 벌고, 세금도 제일 많이

내는 사람들이니까.


 젊은 사람들이 국가를 먹여살리고, 그들이 늙어 노인이 됐을 때,

젊은 시절 국가를 먹여살린 만큼 국가로부터 보상을 받아 살아가는게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젊은 사람들이 국가를 먹여살릴

힘을 키우는 것을 도와주는 것이 모두 다 잘 살 수 있는 방법이라 생각하는

사회적 인식 또한 당연히 깔려 있어야 한다고 믿고 있고 말이다.


 사실 지금도 청년이 나라를 먹여살리는 구조임에는 변함이 없으나,

그들의 삶이 본인 하나 챙기기에도 쉽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 도움은

주지 않으나 가져갈 건 딱딱 잘라 가져가는, 너무나 무책임한 이 현실을

꼬집어도 듣질 않는다. 전국 대학생들 세종대왕 아저씨 앞에 모두 모여

촛불이라도 들어야 하려나.


 사회적 의견이나 제도적 방안으로 청년층의 부담을 줄이자는

가시적인 움직임이 왜 안 보이는지. 반값등록금 하시겠다던 대통령 약속은

어디로 가고, 증세 없이 이루겠다던 노인 복지예산 채우는데에 허덕이고 계시고.


 청년들 위해서 대출금리 낮춰주지 않았냐며 뭘 그리 원하는게 많냐고,

젊어 고생은 사서도 하는 거라며 되레 따져 묻는.

이 나라는 뭔가 잘못돼도 단단히 잘못된 것 같다.


 아니면, 세금이 올라도 좋으니 우리 학생들은 대학까지 무료로 가르치자

목소리를 냈던, 그리고 그것을 쟁취해 낸 독일 국민들이 이상한 사람이든지.



Article by DreamstorySna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