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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쟁이가 전해주는 IT 이야기

두 대의 맥북, 그리고 렌더링 머신


두 대의 맥북 시리즈의 이전 글 두 대의 맥북, 그리고 기가비트 랜에서는 공짜로 기가비트 홈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방법을 다뤘다. 단순히 파일 공유만 필요하다면 그 정도로도 충분하지만, 기가비트가 가진 잠재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방법은 너무나도 많다. 그래서 오늘은 컨텐츠 크리에이터로 일하는 내가 기가비트 랜을 활용하는 방법들을 소개하도록 하겠다.

내 책상 위 메인 컴퓨터 자리에는 23인치 외장 모니터가 연결된 맥북프로 15인치 2011 Late모델이(이하 메인 맥북), 서브 컴퓨터 자리에는 맥북프로 15인치 2010 Mid(이하 서브 맥북)가 올려져 있다. 메인 맥북은 고해상도 안티글레어 패널, 쿼드코어 i7, HD 6770M 그래픽, 12GB 램, SSD까지 온갖 고급스런 부품들은 다 달고 있어서 주 작업용으로 사용한다. 그리고 듀얼코어 i5에 GT 330M 그래픽, 8GB 메모리를 장착한, 상대적으로 스펙이 딸리는 서브 맥북은 온갖 궂은일은 다 도맡아 하며 내 생산성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기가비트 파워에 힘입어 여전히 현역으로 잘 뛰고 있는, 6살 먹은 서브 맥의 활약상 이야기를 좀 해 볼까?


1. 원격 렌더링 머신
영상 렌더링. 일단 작업을 돌리면 CPU를 항상 100%로 사용하기 때문에 뭔가 다른 걸 할 수가 없다. 이럴 때 서브 맥북이 수고를 대신해 주는데, 메인 맥북에서 편집을 마치고 난 후에 서브 맥북에서 어도비 미디어 인코더를 통해 작업파일을 불러와 영상을 뽑아내는 방법으로 주로 사용한다. 또, 여러 대의 카메라로 촬영한 파일들을 하나의 포맷으로 통일하기 위한 Pre-Work Encoding 용도로 사용하기도 한다. 메인 맥북보다 렌더링 시간은 조금 더 걸려도, 메인 맥의 가동상태를 항상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구 맥북은 영상 렌더링 시 그래픽 가속을 지원하지 않기 때문에(GT330M…..) 영상이 좀 길다든지 하면, 속도 차이가 심하게는 8배 이상 나기도 한다. 그래서 메인 맥에서 렌더링을 돌리고, 웹서핑이나 원고 작업을 구 맥에서 하는 경우도 있다. 나중에 좀 더 Serious한 영상작업을 하게 된다면 렌더링/NAS를 겸하는 서버를 하나 맞출 계획이다. 8 코어, 16기가 램에 스토리지는 4 테라쯤 달아서...



2. 포토샵/라이트룸 Export 서버
렌더링 머신과 원리상으론 같다. 일단 편집작업 자체는 메인 맥에서 진행하고, 파일 처리는 서브 맥이 맡는다. 많은 양의 사진을 리사이즈해야 할 경우나, 모든 편집을 마친 RAW 파일들을 JPG로 변환해야 할 때 굉장히 편리하다. 사진이라고 하면 그리 무겁지 않을 것 같지만, 20~30MB 정도의 RAW소스를 수백 장 정도 계산해야 하기 때문에 I/O와 CPU 자원을 꽤나 많이 가져간다. 그래서 백그라운드에서 렌더링/익스포팅이 실행되는 동안은 메인 맥조차 생각보다 많이 버벅이는데, 서브 맥을 이용하면 메인 맥의 속도 저하 없이 익스포팅을 할 수 있다.

포토샵 Batch작업은 액션 파일만 있으면 되지만, 라이트룸의 경우엔 편집 정보가 담긴 카달로그 파일을 서브 맥에서 읽어와야만 메인 맥에서 세팅해놓은 그대로 익스포팅을 할 수 있다. 안타깝게도, 라이트룸은 네트워크 스토리지에서 카달로그를 불러오는 것을 허용하지 않으므로, 드랍박스 동기화 폴더를 이용해 카달로그 파일을 실시간으로 동기화하고 파일의 원래 위치에 심볼릭 링크를 걸어두는 방법을 사용해야 한다. 심볼릭 링크는 원본 파일이 있는 쪽으로 착신전환을 해 주는 역할이라고 이해하면 빠르다. 적용하는 건 어렵지 않으며, 파일의 변화가 감지되면 드랍박스가 자동으로 파일들을 동기화하기 때문에 편집 정보는 매끄럽게 넘어간다. 메인 맥에서 작업을 마치고 서브 맥에서 라이트룸을 실행시키면 방금 작업했던 내용이 그대로 뜨는데, Command + A와 Command + Shift + E 두 개의 단축키만 입력하면 게임 오버. 나머지는 맥이 알아서 한다. 포토샵이든 라이트룸이든 메인 맥의 하드디스크에 파일을 바로 저장하도록 세팅해 놓았기 때문에, 서브 맥에서 작업을 마치는 즉시 파일을 바로 사용할 수 있어서 편리하다.



3. NAS 허브
대부분의 중요한 자료들은 메인 맥의 세컨베이에 달린 750GB짜리 하드디스크에 저장되어 있지만, 자주 사용하지 않아서 외장하드에 백업해놓은 자료도 꽤 된다. 그리고 메인 맥의 용량 확보를 위해 영화파일은 모두 외장하드에 넣어 놓았기 때문에, 외장하드를 놓고 외출한 경우엔 가끔 아쉬울 때가 있었다. 그래서 메인 맥을 들고나갈 땐 서브 맥을 메인 맥 자리에 앉혀놓는다. 물론 외부에서 접속하게 되면 기가비트가 아니라 100Mb/s로 네트워크 속도에 제한이 걸리기는 하지만 꽤나 유용하게 쓸 수 있다. 게다가 용량 확장도 기성품 NAS에 비해 아주 쉽고 저렴하다. 스토리지가 더 필요한 경우엔 외장하드만 새로 구입해서 연결하면 되니까 말이다. 하드디스크 안 들어있는 4 베이 NAS 본체가 20만 원대에 팔리는데, 그 값이면 신품 외장하드로는 4 테라, 중고 하드베이+HDD라면 6~8 테라바이트 정도의 용량을 확보할 수 있다.

위에 나열한 것들 이외에도 내가 서브 맥을 활용하는 방법은 꽤나 많지만, 기가비트 네트워크의 혜택을 보는 기능들은 이 정도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앞서 얘기했듯이 올해 안에 8 코어, GPU 가속이 가능하고, 4 테라 정도의 스토리지를 가진 미디어 인코딩/저장 서버를 맞춰서 구 맥북의 Workload를 줄이면서 전체적인 작업 효율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하지만, 신 서버가 들어온 후에도 여전히 구 맥북은 웹서핑, 글쓰기, 어디든 편하게 들고나갈 수 있는 용도의 서브 랩탑 자리를 꿰차고 앉아있을 듯하다. 함께한 정도 있는데다, 딱 그 정도의 용도로, 적당히,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기기이니까. 관련 글- 익숙함과 새로움. 그 중간에 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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