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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쟁이가 전해주는 IT 이야기

두 대의 맥북, 그리고 기가비트 랜


맥을 두 대 이상 사용하거나 PC와 맥을 함께 이용하는 사람들이라면 귀가 솔깃해질 팁이다. 오늘부터 나눌 두어 편의 포스팅에서는 공짜로(혹은 저렴한 가격에) 기가비트 홈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기가비트 기반의 빠른 파일 공유를 통해 작업의 생산성을 높이는 방법을 소개해볼까 한다. 기가비트 홈 네트워크를 구축한다.. 고 하니 말은 어려워 보이지만 세팅하는 방법은 굉장히 쉬우니 편한 마음으로 따라오면 된다.

두 대의 시스템을 사용할 때 가장 큰 걸림돌은 두 기기간에 빠른 속도로 파일을 공유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속도와 용량 면에서는 외장하드가 가장 좋지만 두 컴퓨터에서 동시에 쓸 수는 없고, 공유기를 통한 홈 네트워크나 드랍박스같은 클라우드 스토리지 혹은 NAS를 쓰는 방법도 있지만 그건 100메가비트 광랜의 최대속도인 12.5MB/s에 발목이 잡힌다. USB 2.0도 초당 30~40MB는 나오는데, 12.5MB라니. 거기에 대용량 파일 공유를 걸어 놓으면 웹서핑이 버벅댄다…. 통신사에 전화해서 기가비트 랜을 깔아달라고 하면 100MB/s 정도의 속도를 누릴 수는 있지만 당장 다달이 2만원 정도는 더 써야 하니, 이마저도 쉬운 해결책은 아니다. 하지만, 언제나 등잔 밑이 어두운 법. 책상 서랍 어두운 곳에 누구나 하나쯤 가지고 있는 인터넷 케이블 하나면, 기가비트 랜을 공짜로 사용할 수 있다. 방법은 간단하다. 정말 이렇게 쉬워도 되나 싶을 정도로 간단하다. 그냥 랜선으로 두 컴퓨터를 연결하면 된다. 물론 한두가지 설정은 해야 하지만 말이다. 나는 맥북을 사용하고 있으니 맥을 기준으로 설명하려 한다. 물론 윈도우 컴퓨터도 이런 방법으로 기가비트급 속도로 파일을 공유할 수 있다.

General Tips- 메가비트 [Mb]와 메가바이트 [MB]는 다르다. 대소문자 오타 하나가 IT세계에선 굉장히 크다. 많은 블로거들, 그리고 일부 IT전문 매체라고 자랑하는 곳들의 기사에서도 이런 오류는 흔히 찾아볼 수 있다. 8비트 = 1바이트다. 보통 네트워크 등의 대역폭이나 속도를 얘기할 때는 비트를, 저장장치의 용량을 얘기할 때는 바이트를 사용한다. 알기 쉬운 예를 들자면, 우리가 가정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광랜의 속도는 100Mb/s(초당 100메가비트)인데 이것을 메가바이트 단위로 바꾸면 12.5MB/s, 기가비트는 1000Mb/s 그러니까 125MB/s다.


준비물은 Cat 5E클래스 이상의 랜선 하나다. 랜선의 규격은 회색 피복 위에 깨알같은 검은 글씨로 표시되어 있으니 그걸 확인하면 된다. 멀쩡하게 생긴 랜선이라면 보통은 Cat 5E 이상이고, 집에 없다면 동네 컴퓨터 가게나 마트 가전코너에서 저렴하게 살 수 있으니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맥북에어나 레티나 맥북프로 등 유선랜 포트가 없는 경우에는 Ethernet to [USB or Thunderbolt]젠더도 필요하다.


사용하는 기기 양 쪽에 모두 유선랜 포트가 없다면(신형 애플 기기를 쓰시는군요! 부럽네요..) 젠더를 두 개나 사야 하니, 썬더볼트 케이블을 이용해서 네트워크 브리지를 만드는 방법을 사용하자. 랜선으로 연결하는 것과 근본적으로 똑같으며, 맥-젠더-랜선-젠더-맥으로 연결하는 것보다 썬더볼트 하나가 저렴하고(젠더 두개보다야 싸지만, 그래도 5만원인가 한다던데....) 안정적이다. 이런 방법으로 두 기기를 연결할 때에는 크로스 케이블이 필요하다고 알려져 있으나, 그건 옛날 얘기다.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랜포트가 달린 거의 대부분의 기기들은 랜 포트의 송/수신 신호를 소프트웨어적으로 서로 바꿔 처리할 수 있기 때문에 다이렉트 케이블이든 크로스 케이블이든 둘 다 잘 작동한다. 



이제 기가비트 홈 네트워크를 세팅해 보자. 일단 두 기기를 랜선 혹은 썬더볼트 케이블로 연결한다. 그리고 호스트(파일을 주로 공유해주는 쪽)로 이용할 맥의 [시스템 설정 - 공유]로 들어가서 파일 공유에 체크한다. 그리고 [사용자 및 그룹]에서 계정 이름을 확인한다. 내 경우엔 Johnny Kim이다. 썬더볼트를 이용한다면 [시스템 설정 - 네트워크]에 들어가서 썬더볼트 브릿지를 먼저 세팅하면 된다. 



다 되었다면 게스트(파일을 주로 공유받는 쪽)로 이용할 맥에서 파인더를 열고 네트워크 탭에 들어간다. 여기까지 잘 왔다면 파인더 창에 호스트 컴퓨터가 나타날 거다. 더블클릭을 하면 암호를 묻는 창이 나오는데, [등록된 사용자]에 체크하고 좀 전에 확인한 계정 이름과 암호(맥 잠금해제 시 입력하는 암호)를 입력하면 된다. 같은 방법으로 게스트쪽의 맥에서도 파일 공유를 열어놓는다면 호스트/게스트 구분 없이 양쪽에서 서로의 디스크에 접속해 파일을 주고받을 수도 있다. 일단 여기까지 세팅을 했다면 기본적인 것들은 다 된 것이라고 보면 된다. 이제 두대의 맥 사이에서 기가비트의 속도로 파일 공유를 마음껏 즐길 수 있다. 쓰기 및 읽기 모두 가능하다. 맥에 연결된 비싼 외장하드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빠를 거다.



이것이 실제 벤치마크 결과인데, 왼쪽은 호스트 맥북에서 직접 테스트한 로컬 디스크 속도이고, 오른쪽은 게스트 맥북에서 랜선을 통해 테스팅한 원격 디스크 속도다. 기가비트 랜의 이론상 최대 속도는 125MB/s이고, 실제 사용환경에서는 약 100MB/s 정도로 측정되었으니 랜선이 제 속도를 다 낸다고 볼 수 있다. SSD는 그 자체로 굉장히 빨라서인지 네트워크 최대 속도인 100MB/s  정도에서 리밋이 걸린다. 사실 놀라운 것은 HDD인데, HDD의 속도를 기가비트 랜 대역폭이 다 소화하는지, 로컬과 원격의 속도 차이가 없었다. 


일단 기가비트 홈 네트워크 세팅은 여기까지다. 혹시 세 대 이상의 기기를 이용한다면 기가비트를 지원하는 공유기에 기기 모두를 물리면 된다. 다만, 공유기의 처리속도 때문에 병목이 발생할 수 있으니, 저렴한 것보다는 하드웨어 포럼이나 구글링을 통해 검증된 것을 구입하는 것이 좋다. 구형 맥미니나 코어2듀오 기반의 중고PC 같은 저렴한 시스템에 외장하드를 주렁주렁 달아서 NAS 대용 개인 서버로 사용하거나(공유기에서 포트 설정만 해 주면 외부에서도 이용 가능), 애프터이펙트의 네트워크 렌더링을 통해 병렬 컴퓨팅 환경을 구성하는 등 기가비트 홈 네트워크를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은 무궁무진하다. 다음 편에는 컨텐츠 크리에이터인 내가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기가비트 랜으로 묶인 두 맥을 활용하는 방법들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져볼까 한다.


다음 편 읽기 - 두 대의 맥북, 그리고 렌더링 머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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